중소조선업 근로자 82.4% “주52시간제 시행으로 임금 감소”
숙련인력 유출·Two-job 증가 등 부작용 속출, 제도적 보완책 시급 -
- 중기중앙회, 「주52시간제 전면시행, 문제점과 개선방안」 세미나 개최 -
□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신노동연구회(대표 이정),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회장 가삼현)와 함께 29일(수)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주52시간제 전면시행, 중소기업에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세미나를 개최했다.
ㅇ 이번 세미나는 주52시간제가 올해부터 중소기업에도 본격 시행됨에 따라 조선업과 뿌리기업 중심으로 관련 현장 실태와 문제점을 진단하고 제도적 보완책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동 세미나는 중기중앙회 유튜브 채널(
https://youtu.be/Y8OfUMo0pWo)에서도 생중계 됐다.
□ 주보원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장은 “2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 상황으로 중소기업들은 주52시간제 도입을 위한 추가적인 비용을 감당할 형편이 안 된다”며,
ㅇ “설령 여력이 된다 해도 뿌리기업과 조선업을 비롯한 중소제조업체들은 인력난과 불규칙적 주문 등으로 추가 채용과 유연근무제를 통한 대응이 어려워 제도적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이병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부회장은 “산업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이고 경직된 주52시간제의 틀 안에서 기업들, 특히 뿌리산업 중소기업은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ㅇ “법·제도와 산업 현장 간 괴리를 줄일 수 있도록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보다 산업의 실정에 맞게 유연하게 법제도를 보완하여 제조 중소기업에 주52시간제가 안착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날 세미나의 발제자로는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신노동연구회 대표) △황경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그리고 △손승범 장원특수산업 부장이 나섰다.
ㅇ 이정 교수는 “주52시간제 시행으로 중소 조선·뿌리업체 근로자 임금이 30~40% 넘게 감소했으며, 이로 인해 숙련공들이 이탈해 인력난은 심화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 “향후 현장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서 탄력근로제 재정비, 특별연장근로제 확대, 월·연 단위 연장근로 허용 등의 제도 개선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ㅇ 두 번째 발제를 맡은 황경진 연구위원은 “조선산업 사내협력사 103개사를 대상으로 주52시간제 관련 애로 및 개선사항에 대해 설문을 진행한 결과, 근로자의 82.4%가 주52시간제로 임금이 감소했고, 이로 인해 타 산업으로의 인력유출이 심화되는 것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조사됐다”며
- “2014년 이후 조선업 종사자가 감소세를 보이는 등 이미 극심한 조선업계 인력난이 주52시간제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ㅇ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손승범 부장은 “영세 뿌리기업 근로자들은 주52시간제로 저녁 있는 삶을 누리기보다는 급여가 100만원 가까이 감소해 생계가 위기에 처했다”며,
- “다양한 근로환경과 업종 특성을 고려해 더 일하고 싶은 사업장에서는 더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합리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ㅇ 네 번째 발제자로 나선 권혁 교수는 “디지털화에 따라 장소나 근로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노무제공 형태가 늘어날 것이므로, 실 근로시간과 소정 근로시간의 차이를 계좌에 적립하고 차후에 활용하는 독일의 근로시간계좌제와 같은 유연한 제도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 “이와 더불어 인력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뿌리산업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특별연장근로시간제도의 재정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발제 이후에는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 △홍종선 한국경영자총협회 근로기준정책팀장 △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무가 참석한 가운데 지정토론이 이뤄졌다.
ㅇ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중소기업들은 구인난과 인건비 부담 등으로 주52시간제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며, 중소제조업의 경쟁력을 지탱하고 있는 뿌리산업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하다”며,
- “정부가 과도하게 근로시간 규제에 개입해 기업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것은 근로자 보호라는 순기능보다 일자리를 줄이는 역기능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ㅇ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다양한 산업 현장을 주52시간제란 경직적인 틀에 맞추다 보면 기업의 경쟁력과 근로자의 삶의 질이 도리어 낮아진다”고 강조하며,
- “제조업 강국인 독일, 일본 모두 연장근로를 1주로 제한두지 않고 일정 범위 내에서 노사가 자유롭게 활용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최소한 월 단위로 연장근로의 사용한도를 정해놓고 노사가 합의해 활용할 수 있도록 유연화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ㅇ 홍종선 한국경영자총협회 근로기준정책팀장은 “산업환경 변화와 코로나19 충격 등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로시간 제도의 유연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 “현행 유연근무제도는 대상업무의 제한,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와 같은 까다로운 도입절차 등의 제약으로 많은 기업에서 적용이 쉽지 않아, 하루 빨리 개선해 활용도를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ㅇ 조선업 현장을 대표해 참석한 정석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상무는 “조선산업은 대표적인 수주산업이며, 야외공사가 70% 이상으로 작업량 변동이 심하고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자주 발생해 탄력근로제 같은 유연근무제 요건을 준수하기 쉽지 않고, 특별연장근로 역시 까다로운 절차와 짧은 인가기간으로 활용에 어려움이 크다”며,
- “최근 수주 증가로 2022년 이후 생산물량의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중소 조선업체들이 근로시간을 좀 더 유연하게 활용해 경영이 개선될 수 있도록 특별연장근로 인가제 사유 신설과 활용기간 확대 등 조선 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