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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교육으로 인공지능시대의 인재 길러내야”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9-12-11

 
- 2019 과총·학회 공동포럼 ‘AI 시대의 융합교육’ 개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는 지난 12월 3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인공지능시대의 융합교육을 주제로 한국정보과학회, 한국지능시스템학회, 한국통계학회와 공동으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인공지능(AI)시대 융합교육의 방향과 향후전망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최종원 한국정보과학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1990년 중반 우리나라에 정보통신망이 보급되었고, 20년간 인터넷이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앞으로 20년간 AI은 우리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 이에 많은 선진국이 AI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하고 있다. 이번 포럼이 4차 산업혁명시대, AI시대를 이끌 융합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하는 포럼이 되길 바란다”며 당부를 전했다.
 이어 김명자 과총 회장은 환영사에서 이번 포럼의 키워드는 ‘AI, 융합, 교육’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컴퓨터 과학자 에드워드 프레드킨은 우주 138억 년의 역사를 통틀어 세 가지 사건으로 우주의 탄생인 빅뱅, 생명의 탄생, AI의 탄생을 꼽았다. 2002년 방영된 영국 BBC 다큐 8부작에서도 7만 년 역사를 개괄하는 가운데 1997년 딥블루 AI가 체스대국에서 인류를 이기는 순간을 꼽으며, AI가 인류의 새 역사를 열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AI 시대에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우리나라는 산업화와 근대화 과정에서도 사람이 유일한 밑천이었다.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과학기술 발전을 이루어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선진국에 비해 AI 전문가가 너무 부족한 상황이다. 이 문제에 대한 지혜와 좋은 의견이 모이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축사를 한 안민석 의원 역시 AI 시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최근 AI과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을 가지면서 전문가를 직접 만나고 있다. 제 지역구인 오산에는 동서남북으로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있다. 이러한 입지를 활용해 오산을 AI교육의 요람으로 만들기 위해 초중고 교육에 AI를 도입하는 청사진도 세우고 있다. 오산 지역부터라도 이러한 융합교육이 자리 잡을 수 있다면 다른 지역으로도 멀리 퍼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포럼의 첫 번째 발제는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가 맡아 ‘AI-Enabled New Science and Engineering’을 주제로 발표했다. 장 교수는 “AI 역사를 보면, 1956년에 AI이 탄생한 뒤로, 동분야의 계속된 부침이 있었다. 1980년대에는 지식기반전문가 시스템이 산업화되었지만, AI 빙하기가 있었다. 그런데 1980년대 있었던 신경망 연구가 기초가 되어 30년 만에 머신러닝 연구가 활발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장 교수는 “머신러닝이 혁명적인 이유는 스스로 학습을 하여 성능이 향상되기 때문”임을 강조했다. 이어 “딥러닝 성공사례를 보면, 첫 번째, 물체인식이 있다. 사진을 보고 물체를 알아맞히는 능력은 이제 사람을 능가할 정도다. 두 번째는 음성인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12년에 성공했다. 세 번째 기계번역도 2000년대 구글이 해냈고, 네 번째로 알파고(AlphaGo)도 구글이 만들어냈다. 바둑에 있는 경우의 수는 우주에 있는 원자수보다 많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의 수를 모두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딥러닝의 성공은 단순한 성공이 아니라 여러 여건이 개선되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딥러닝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AI가 발전하면서 바뀐 컴퓨터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통적으로 컴퓨터는 실행의 역할만 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컴퓨터가 프로그램을 짜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다층퍼셉트론 신경망(MLP)의 원리가 AI에도 쓰이는데, 신경망을 응용한 분야 중 하나가 자율주행이다. 뿐만 아니라 데이터가 있는 곳이면 의료, 과학, 금융, 교통, 국방, 보안 등 모든 곳에서 AI 활용이 가능하다. 또 학교나 과학에서도 가능하다. 특히 기술과학분야를 봤을 때 모델링, 자료조사, 시뮬레이션, 가설, 실험 디자인도 AI가 가능할 정도로 과학자의 역할을 수행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 AI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해 장 교수는 “지금의 AI는 정신(Mind)만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몸(Body)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즉 카메라나 터치센서로 정보를 습득할 Body를 갖게 된 것이다. 알파고는 훌륭한데, AI 관점에서 보면 반쪽자리다. 현실에서는 바둑알을 놓아주는 사람이 따로 있었기 때문에,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발전이 계속될수록 AI의 위협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안전, 일자리, 불평등 등이 그 예다. 좋은 기술일수록 부작용도 많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발제에 이어 패널토론이 시작되었다. 토론은 장원철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장현 성균관대 글로벌융합학부 학부장, 유연주 서울대 수학교육과 교수, 이영섭 동국대 통계학과 교수, 정진우 동국대 컴퓨터정보통신공학부 교수, 조정원 제주대 컴퓨터교육과 교수, 최병재 대구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가 참여했다.
 김장현 교수는 “성균관대학교에 글로벌융합학부가 생길 수 있었던 이유는 신동렬 총장님의 AI도입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신 총장은 다섯 번의 연임으로 정보통신대학장을 역임해 다양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었고, C-스쿨을 창립했다. 이것이 현재의 대학혁신공유센터와 글로벌융합학부로 계승될 수 있었다. 학부는 올해 3월 1일자로 세 가지 전공을 출범, AI융합 20명, 데이터사이언스 20명, 컬처앤테크놀로지 20명씩 인원을 받았다. 전체 입학인원이 매년 850명 정도 되는데, 현재 700명이 부전공으로 글로벌융합학부를 선택했다. 하나의 에피소드로 학내 한 스터디그룹이 AI에 관한 스탠퍼드 강의를 자발적으로 공부하다가 이를 제대로 알려줄 교수가 필요하다는 메일을 보내자, 이러한 AI융합 과목을 즉시 개설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유연주 교수는 “AI, 빅데이터 교육을 융합교육으로 구현한다는 것은 기존의 교과에서 AI과 연결된 주제를 활용하고, 관련된 역량을 교과 역량과 함께 지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교사를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지식을 갖추어야 하는지, 또 이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없는지, 커리큘럼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이 필요하다. 또 초중등교육에 AI 융합교육을 도입해 학생들이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출 수 있도록 기초적인 교육을 제공해, 미래 인재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 두 가지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에 대한 전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AI을 이용한 학습 진단과 평가, 피드백 시스템 등 교육과 관련된 AI 관련 기술은 교사와 학교를 돕는 역할을 하게 될 중요한 적용분야다. 하지만 AI 기술은 교육의 개별화, 개인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어떤 측면에서는 학교나 교사의 역할을 대신할 위협요소도 있다. 즉, 공교육이 AI시대에 지향하는 청사진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융합교육에 담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섭 교수는 “국내 AI교육 개설 현황을 보면, 학부에서는 가천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전남대, 포스텍, 한양대 등이 있다. 대학원 부분에서는 AI대학원으로 총 5개 학교가 지정되었고, 2020년까지 최대 20개의 추가 지정이 예상된다. 또한 데이터, 빅데이터, 사이언스, 경영, 정보, 융합 등 다양한 용어들과 결합한 학과들이 존재한다. 이렇게 고등교육기관에서의 AI교육은 점차 증가되고 있는 가운데 방향 설정을 정확히 해야 한다. 무엇보다 데이터 윤리교육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전공자들이 AI를 접할 수 있도록 융합교육 또는 복수전공제도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2022년까지 AI분야 필요한 인력은 1만 4,139명인데, 배출될 인력은 4,153명으로 1만명 가까이 부족한 상황다. 현업에 종사하는 AI전문가를 교수로 초빙하거나 다양한 R&D사업을 수행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국내 전문 인력이 양성되어야 한다”며 AI교육의 방향에 대해 조언했다.
 정진우 교수는 “뿌리 깊은 나무에 접을 붙이면 가지가 더 잘 자란다. 뿌리 깊은 나무를 지향하는 융합교육을 꿈꿔야 한다. 학습목표 분류법에 따르면 기억, 이해, 평가, 창조 등이 있는데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기억이나 이해보다는 평가나 창조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융합에서도 조립연결보다는 응용활용이 더 필요하다. 한정된 교육시간과 빠른 기술변화 등을 고려한 대학의 역할은 충분한 기초지식을 함양할 수 있게 해주고, 자기계발 의지를 북돋는 것이다. 무엇보다 열린 자세와 호기심을 갖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융합교육에서의 대학 역할을 정리했다.
 조정원 교수는 “지금까지 정보교육이 컴퓨팅사고력 함양을 목표로 했다면, 앞으로 정보교육은 기존의 정보교육을 바탕으로 AI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문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능적 컴퓨팅 사고 함양을 목표로 해야 한다. AI시대를 대비하는 초중등 정보교육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첫째, AI 교육의 목적이 AI 기술을 이해하고, 이 기술을 활용하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교육이어야 한다. 둘째, 전통적인 AI 학문은 광범위한 이론적 지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학생들을 위해서 꼭 필요한 핵심 요소를 선별해야 한다. 셋째, AI 기술에 대한 윤리적 문제 및 사회적 영향에 대한 고찰을 반드시 교육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보다 쉽고 흥미롭게 AI의 핵심 개념을 이해하고, 직접 구현해 볼 수 있는 다양한 학습용 도구 개발 등이 뒷받침 되어야만 교육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환경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병재 교수는 “논리와 추론 능력, 수학적 사고력 등의 분야에서 이미 우리는 AI을 앞설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미래 교육은 문제를 인지하고 사유하는 능력, 옳고 그름을 판별하고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 창의성 그리고 자신의 진로에 대한 탄력성 강화 등 다양한 역량이 요구될 것이다. 즉, AI 시대가 요구하는 또 다른 자질은 올바른 윤리관이다. 우리 스스로가 현재의 수준보다 훨씬 더 계몽되지 않으면, 우리는 AI과 건전한 협력 및 공생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수도 있다. 월등한 지능을 가진 기계로부터 이 아름다운 지구상에 우리 스스로가 필요한 존재라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를 더욱 계몽하는 노력이 요구된다”며 새로운 시각에서의 교육목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