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아세안 스타트업 간 연결의 힘을 보여줄 것입니다.”
지난 25일 오전,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 한-아세안 스타트업과 유니콘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한-아세안 스타트업 엑스포, 컴업(ComeUp)’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한-아세안 스타트업 엑스포, 컴업(ComeUp)’은 한-아세안 스타트업, 유니콘, 투자자 및 정부 관계자 등이 각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이해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로, ‘평화를 향한 동행, 모두를 위한 번영’이라는 슬로건 아래 26일까지 이틀간 진행됐다.
이날 개막식에는 인공지능(AI)으로 합성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동영상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동영상을 통해 한국의 차세대 4차 산업 스타트업 현황을 소개했다. 한국의 인공지능(AI) 분야 기술력을 아세안 기업에 알리고 구체적인 연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준비한 이벤트이다.
영상을 개발한 회사는 한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머니브레인. 머니브레인은 온라인에서 수집한 박영선 장관의 동영상과 빅데이터 등을 수집해 얼굴과 표정, 움직임, 목소리 등을 실제처럼 합성한 딥페이크(deepfake) 영상을 제작했다고 한다.
영상 상영 후 단상에 등장한 박 장관은 “인공지능 박영선을 봤는데 깜짝 놀랐다”며 “우리나라 인공지능(AI) 기술이 얼마나 발달했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이처럼 인공지능(AI)이 조만간 우리 생활 곳곳에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차, AI 바리스타, AI 스피커 등 AI 활용 사례와 스마트공장 등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소개했다. 박 장관은 “스타트업의 발전과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의 성장은 한국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과 아세안 간 스타트업 연대를 통한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세안 의장국인 태국의 쑤빗 메씬시 고등교육과학혁신연구부 장관도 “지금 이 자리는 아세안 회원국들이 대한민국 스타트업 발전 상황을 목격하고, 스타트업 협력을 논의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아세안 회원국의 강력한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며, 공공분야 뿐만 아니라 민간투자분야까지 확대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미래 글로벌 허브로 성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오후에는 ‘한-아세안 유니콘&스타트업 토크콘서트’도 열렸다. 한국과 아세안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과 쿠팡, 말레이시아 중고차 플랫폼 카썸과 인공지능 드론 업체 에어로다인 등 글로벌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연사로 나서 성공 스토리와 글로벌 진출 전략을 공유했다.
4명의 연사 중 말레이시아에서 온 스타트업 기업 3곳이나 콘서트에 참석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최근 말레이시아는 창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데, 바로 ‘그랩 이펙트(말레이시아에서 창업한 차량공유 업체 그랩의 효과)’라고 불리는 사회 분위기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내국인·외국인 가리지 않는 ‘규제 없는 지원’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그랩’이라는 스타트업 하나가 스타트업 생태계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말레이시아를 ‘기회의 땅’으로 만들었다.
2015년 중고차 판매 스타트업으로 설립된 카썸(carsome) 역시 유니콘으로 비상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날 연사로 나선 카썸 에릭 대표는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은 문화적으로 유사성이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한국 스타트업 기업이 아세안 국가에 진출하는 것은 공감하기도 쉽고 성공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에서 유니콘 기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액션 플랜이 중요하다”며 “말레이시아의 경우 외국인이 와서 창업하더라도 정부가 충분하고 긴밀하게 협조해주는 규제 완화에 앞장서고 있다. 올바른 목표를 가지고 도전한다면 누구에게나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 VR 체험존도 마련돼 있었다. 1분 동안 제자리에서 스키와 육상경기를 VR로 체험하며 제한된 공간에서 전신운동을 할 수 있는 플랫폼 ‘사운드바이’ 프로그램이다. 참여자들은 짧은 순간에도 가쁜 숨을 들이 내쉬며 구슬땀까지 흘리며 흥미로워했다. 현재 경기 군남초 등 문화체육관광부 VR 스포츠 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에 있다.
이효택 바이오헬스코어 대표는 “소모 칼로리 데이터를 수집해 콘텐츠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며 “노르딕 스키, 육상 경기, 로프와 등반 등 운동기구 활용과 콘텐츠 범위를 넓혀 인명 구조 콘텐츠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유니콘 기업 10곳을 배출하면서 유니콘 보유국 순위 세계 6위로 뛰어올랐다. 미국과 중국이 단연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영국과 인도, 독일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아세안 국가는 미국과 중국 위주의 스타트업 시장에서 대항마로 부각되는 지역이다. 최근 세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경제부 장관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한국과 프랑스가 연대할 경우 미국과 중국의 높은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며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첫 행사로 열린 ‘CEO 서밋’에 참석해 “‘혁신’에는 국경이 없다. 스타트업 정책도 국가 간 협력이 필수다. 유니콘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도록 한-아세안 11개국이 하나가 된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아세안 스타트업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논의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 간 연대를 위한 전담기구를 설립하고, 28일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내년 스타트업 협력사업에 대한 실무 논의도 실시하기로 했다.
내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도 전담기구 설립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11월 27~2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한국의 창업 생태계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컴업(ComeUp) 2019’도 개최한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hanaya22@hanmail.net
<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